오목·리버시·커넥트포 — 추상 보드게임의 첫 열 수가 결정하는 것들
Big Arcade · 2026-08-03
주사위도 카드도 없는 오목, 리버시, 커넥트포 같은 추상 보드게임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 진 것은 온전히 판단의 결과다. 그래서 이 장르는 몇 가지 원리를 아는 순간 승률이 급격히 뛰는, 공부 효율이 가장 좋은 장르이기도 하다. 세 게임의 오프닝(첫 열 수)을 관통하는 공통 원리와, 게임마다 뒤집히는 반전 하나씩을 정리한다.
1. 공통 원리: 중앙은 '가능성의 수'다
오목의 첫 수는 중앙 부근, 커넥트포의 첫 수는 가운데 열이 정석이다. 이유는 같다. 중앙에 놓인 돌은 가로·세로·양 대각선 네 방향 모두로 줄을 만들 수 있지만, 구석의 돌은 방향의 절반을 벽에게 빼앗긴다. 커넥트포의 가운데 열은 가능한 4연속 조합 69개 중 무려 13개에 관여한다 — 다른 어떤 열보다 많다. 추상 게임에서 좋은 수란 '지금 당장 좋은 수'가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을 가장 많이 남기는 수'다.
2. 이기는 기술은 하나다: 이중 위협
세 게임 모두 상대가 한 수로 막을 수 있는 위협은 위협이 아니다. 승부를 끝내는 것은 언제나 한 수로 두 개의 위협을 동시에 만드는 수다. 오목에서는 열린 3을 두 방향으로 동시에 만드는 '3-3'(쌍삼), 커넥트포에서는 서로 다른 두 칸에 4연속 완성점을 만드는 더블 스레트가 그것이다. 상대는 하나만 막을 수 있으므로 나머지 하나로 이긴다.
연습 방법도 명확하다. 내 차례마다 '이 수가 위협을 몇 개 만드는가'를 세는 습관을 들여라. 0개짜리 수(그냥 놓는 수)가 줄고 2개짜리 수가 보이기 시작하면 실력은 이미 한 단계 올라가 있다. 수비도 같은 원리의 거울이다 — 상대의 다음 수가 이중 위협이 될 자리를 한 발 먼저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수비다.
3. 리버시의 반전: 많이 먹는 쪽이 진다
리버시(오델로)는 이 장르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게임이다. 초반에 돌을 많이 뒤집는 수는 대부분 악수다. 내 돌이 많다는 것은 상대가 놓을 수 있는 자리가 많다는 뜻이고, 특히 모서리 옆 칸(X칸·C칸)을 내주는 순간 절대 뒤집히지 않는 모서리를 상대에게 헌납하게 된다. 고수의 초반 목표는 돌 수 최소화와 착수 가능 수(모빌리티) 최대화다.
기억할 순서는 세 가지다. 모서리는 절대 강점, 모서리 대각선 옆(X칸)은 절대 약점, 그리고 중반까지는 내 돌이 적을수록 유리. 종반 20수 전후부터만 돌 수를 세기 시작하면 된다.
4. 템포: 손해 보는 수를 두는 순간 진다
이중 위협과 함께 승부를 가르는 개념이 템포(주도권)다. 내가 위협을 만들고 상대가 막기만 하는 동안은 내가 게임을 설계한다. 반대로 아무 위협도 만들지 않는 수를 두는 순간 설계권은 상대에게 넘어간다. 오목에서 4를 만들며 전진하는 연속 공격, 커넥트포에서 상대가 받을 수밖에 없는 수를 강요하며 홀수 행 완성점을 준비하는 것 모두 템포 플레이다. 체스의 오프닝에서 같은 기물을 두 번 움직이지 말라는 격언도 본질은 같다 — 한 수의 가치를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5. 다음 열 판을 위한 체크리스트
오늘부터 열 판만 이렇게 둬 보라. 첫 수는 중앙(리버시라면 모빌리티 우선). 매 수마다 내가 만드는 위협 수를 세고, 상대의 이중 위협 예정지를 먼저 밟는다. 리버시에서는 중반까지 돌 수가 적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 판은 마지막 다섯 수만 복기한다 — 추상 게임의 패인은 거의 언제나 그 안에 있다.